남극에 파견되어 있는
해군 UDT 김재효 상사가 남극 올림픽에 참가했는데요
그 긴 여정을 소개합니다 ^^



남극올림픽 3일 전

남극에서 맞는 추석이다. 대원들과 내일 추석을 앞두고 차례준비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 육전, 어전, 쥐포전, 굴전……. 각종 부침개부터 시작해 기지 열여덟 명 대원이 총 동원되었다. 주방장 강경갑 대원은 동분서주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쁘다. 인절미를 만드느라 오랜만에 떡매도 쳐 보고, 이것도 다 남극 아니면 경험해 볼 수 없는 추억이라고 생각하니 고국에 있는 가족 생각이 조금은 덜한 것 같다.

명절 시즌이면 빠뜨릴 수 없는 우리의 민속놀이, 윷놀이. 세종기지에도 예외는 아니다. 모처럼 대원들과 함께 할 윷놀이 준비를 하고 있는데, 대장님께서 임시회의를 소집하셨다고 한다. 나와 대원들 모두 어리둥절. 무슨 일이지? 명절 보너스라도?

킹조지 섬에 상주하는 기지들이 참가하는 남극올림픽이 열린단다. 남극올림픽은 춥고 어두운 남극의 겨울을 무사히 지나온 것을 서로 축하하고, 오랜만에 각국 기지 대원들이 모두 모이는 교류의 장으로 큰 의미가 있다. 작년에는 주최측인 칠레 기지 체육관에 화재가 발생해 열리지 못했지만, 올해는 칠레기지 임시 체육관과 신축된 중국 기지 체육관에서 나누어 열린다고 한다.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타국 기지 대원들 만날 생각을 할 새도 없이, 대장님으로부터 특별 임무 지시가 떨어졌다. 바로 우리 세종기지를 대표해서 뛸 선수선발과 경기 중 작전구상 등 이번 대회에서 가능한 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남극올림픽 대표팀 주장을 맡으라는 것이었다.

주장이라……. 갑자기 양 어깨가 무거워졌다. 대회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았는데?

 

남극올림픽 2일 전

남극올림픽 종목은 배구, 탁구, 배드민턴, 풋살(미니축구), 당구, 포커. 총 여섯 종목.

포커와 당구가 들어 있는 것도 상당히 의아했지만, 단체경기인 배구와 풋살은 정말 막막했다. 긴 기간동안 팀워크를 맞춰온 바다건너 다른 기지들과는 달리 우리는 열악한 체육시설 하에서 배구 두세 번, 축구는 설상축구 몇 번 해 본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대회 이틀 전에야 통보해주는 주최측의 빠른 작전(?)에 아쉬움도 컸다. 한 달, 아니 일주일 전에만 알려줬더라도……. 대장님께서는 큰 부담 갖지 말고 참가에 의의를 두라고 하셨지만, 그럴수록 더욱 오기가 생기고 승부욕이 생겨 그럴 수는 없었다. 그리고 우리 대원들 중 운동신경이 좋은 대원이 많아 한 번 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지? 막연한 가운데 닥터 이어진, 생물연구원 이기영 대원과 작전구상에 들어갔다. 기지를 대표할 선수 여섯 명은 그동안 틈틈이 가진 체육활동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그려져 있었던 터였다.

기본적인 경기 규칙과 진행 방식은 이번 올림픽 준비위원장인 칠레 기지 의사와 친분이 있는 닥터가 알아보기로 하였다. 이어 대표 선수 여섯 명을 소집해 각 경기 참가명단과 후보선수를 확정했다. 때마침 어제오늘 블리자드가 불어 탁구 외에는 기지에서 연습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경기 당일 일찍 가서 손발을 맞춰 보는 것으로 하고 탁구 복식을 간단히 맞춰 보았다.

 

남극올림픽 하루 전

내일이 올림픽 개막, 첫 경기라는 것이 실감이 잘 나질 않는다.

배구는 6인제로 국제경기 규칙을 적용한다고 하고, 탁구는 21점 3세트로 단/복식 경기라고 한다. 배드민턴도 단/복식 경기, 그런데 4명이 한 팀인 축구(미니축구) 경기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칠레 임시 체육관에 가 본 적이 없어 경기장 규모나 골대 크기도 잘 모를뿐더러, 우리에게는 생소한 4인 풋살이라니. 골키퍼는 있는지, 아웃라인은 있는지도 모르는데. 말 그대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경기에 참여하게 된 형국이다.

당구와 포커는 어차피 운이 많이 작용하는 경기라 대표선수 개개인에게 모든 것을 맡기기로 하고, 그 중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탁구 연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조금만 빨리 알려줬더라도 하는 미련이 계속 남았지만 대표 선수들과 긍정의 힘, 무조건 잘되리라 생각하고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내일 아침 일찍 출항할 고무보트 상태를 간단히 점검한 뒤 취침했다.

 


 

남극올림픽 1일

아침부터 올림픽 개막식 참가 준비로 기지 전체가 분주했다. 대표선수들은 선수들대로, 응원단은 응원단대로. 기지에 남아 기지를 지키는 대원들은 그들 나름대로. 응원도구며 3박 4일동안 숙소를 제공해 준 러시아기지에 줄 선물(컵라면과 김치, 소주), 유니폼 등을 챙겨서 9시에 세종기지 부두를 떠났다. 바람은 동풍이 다소 불었지만 오랜만에 대원들과 함께 나서는 국외여행(?)길이라는 생각과 약간의 긴장감에 기분은 무척 좋았다.

우리를 반기는 물개 떼의 환영 속에 러시아기지 도착했다. 고무보트를 해안가 유빙에 메어 놓고 우선 간단한 인사와 숙소배정만 마치고 개막식 장소로 향하였다. 주경기장인 칠레 체육관에는 벌써 각국 기지 대원들이 도착해 왁자지껄했다. 관중석과 본부석 사람들을 합치면 어림 잡아도 백 명은 넘어 보인다. 근 반 년만에 본 가장 많은 인원이다(!). 우리 세종기지 응원단장의 재치로 징과 꽹과리를 울리자 일시에 이목이 우리 팀에 집중된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중국 기지와 칠레 공군 기지 사이에 도열했다.

올림픽 준비위원장인 칠레 기지 의사로부터 간단한 경기 진행과 규칙 설명에 이어 조 추첨이 이어졌다. 조추첨은 중요하다. 7개 기지가 두 개 조로 나뉘어 리그를 통해 4강 진출을 결정하기 때문에, 조만 잘 배정된다면 체력 부담도 아끼면서 준결승에 쉽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남극 행운의 여신은 어쩔 수 없는 남반구 나라들의 편인지, 조 추첨 운이 잘 따라주지 않았다. 6개 경기 모두 4개국이 편성된 조에 속하게 되었다. 아마도 그동안 체육관에서 운동을 많이 못한 우리 기지 대원들을 배려(?)하느라 그런 조편성이 되었나 보다.

 

조편성

(아르띠가스:우루과이, 프레이:칠레공군, 필데스:칠레해군, 장성:중국, 벨링스하우젠:러시아)

 

D

E

F

G

배구

아르띠가스

프레이2

세종기지

필데스

배드민턴

아르띠가스

장성

프레이1

세종기지

탁구

프레이1

장성

필데스

세종기지

축구

필데스

세종기지

벨링스하우젠

프레이2

포커

프레이1

장성

벨링스하우젠

세종기지

8-ball

아르띠가스

벨링스하우젠

필데스

세종기지

 

특히 탁구는 우승 후보 4개국(중국, 한국, 칠레공군, 해군)이 모두 같은 조에 편성되는 죽음의 조에 속하는 영광(?)까지 누리게 되었다. 탁구 조 추첨을 한 모 대원은 미안해 어쩔 줄 모른다. 괜찮다며 다독거리지만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어떤 본능(?)이랄까.

한편 내가 가장 관심있게 생각하는 칠레해군 기지와는 무슨 인연인지 배구, 탁구, 축구 무려 세 경기 예선에서 만나게 되었다. 몇 개월간, 아니 1년 넘게 체육관에서 함께 운동하며 오랫동안 다져온 팀워크를 가진 칠레 해군 선수들인지라 쉽지는 않겠지만, 예선에서 만나는 배구, 탁구, 미니축구 경기는 더욱 비장한 각오로 임할 것을 다짐해 본다.

조편성이 끝나자마자, 우리 팀 전력분석관인 막내 윤종연 고층대기 연구대원이 예선 경기 예측을 내놓는다.

 


 

윤종연 대원의 예선경기 예측

- 배구 : 우루과이를 이기고, 칠레 공군이나 해군 중 한 팀을 잡으면 자력 준결승 진출이 가능. 칠레공군기지와의 첫 경기는 팀워크 맞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두 번째 우루과이 경기에 총역량 투입. 세 번째 칠레해군기지와의 경기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

- 배드민턴 : 큰 이변이 없다면 중국과 우리나라가 무난히 준결승 진출 예상

- 탁구 : 그동안의 친선경기를 토대로 볼 때, 칠레해군과 대등한 실력. 중국은 접전이 예상되나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으로 판단. 둘 중 한 팀만 이기면 자력 준결승 진출 예상

(하지만 나중에 칠레공군기지에 칠레 국내랭킹 20위권의 국가대표급 선수 참가 소식이 전해지면서, 순식간에 우승후보 4개국의 죽음의 조로 바뀜)

- 축구 : 러시아를 꼭 이기고, 러시아가 3패한다고 했을 때, 남은 두 남미 팀 중 하나와 최소한 비겨야 준결승 진출 기대

- 당구(8-ball) : 규칙과 당구대 적응이 관건

- 포커 : 확률게임이지만, 남극의 여신에게 행운을 비는 수밖에…….

 

우리 팀의 첫 경기는 오전 11시 배구 예선. 앞선 경기에서 중국이 칠레기지에 무력하게 지는 모습을 보니 아까운 생각이 든다. ‘중국과 한 조였으면 무조건 준결승인데…….’

대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경기장에 들어서자 예상보다 높은 네트가 마음에 걸린다. 우리 세종기지 체육관의 배구 네트보다 한 뼘 정도 높은 것 같다. 첫 경기라서 그런지 대원들 손발이 잘 맞지 않아 첫 세트를 11:25로 허무하게 내주고 말았다. 홈코트에서 1년 넘게 손발을 맞춰 온 군인들에게는 역시 안 되는 것일까. 하지만 이어진 두 번째 세트 중반부터 우리 대원들의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 손발도 하나 둘 맞아가고, 수비도 안정되기 시작했다. 몇 차례 멋진 공격도 성공, 하지만 뒷심 부족으로 아쉽게 23:25로 세트를 내 주어 세트스코어 0:2로 예선 첫 경기를 마치게 되었다.

첫 번째 경기를 거치고 우리 대원들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강한 상대로 생각되는 칠레공군 팀을 맞아 잘 싸웠고, 무엇보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내용이 좋았다. 두 번째 예선 경기인 우루과이와의 시합. 우루과이는 한 명의 에이스에게 의존하는 팀이었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고, 경기 초반 시종일관 우리의 일방적인 리드로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한 번 실점하기 시작하면 조직력이 급격히 흐트러지며 대량실점, 그 한 명의 에이스에게 내 준 점수가 컸던 탓일까. 26:28, 22:25로 석패하며 예선 탈락을 확정짓게 되었다.

큰 기대는 없었지만 매 세트 접전 끝 아쉬운 패배에, 생각보다 일찍 예선 탈락하게 되어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마지막 세 번째 경기도 나에게는 중요한 경기였다. 칠레해군과의 마지막 예선 경기. 예상했던 대로 조직력과 기본기가 탄탄한 팀이었다. 레프트나 라이트에 이렇다 할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큰 위기 없이 경기를 꾸려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 결과는 18:25, 16:25 세트스코어 0:2 패.

첫날 배구경기 예선 전적 3패. 조 최하위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매 세트 접전이 펼쳐지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에 응원하는 관객들에게는 최고의 경기였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대원들과 오랜만에 맞춰본 운동 경기 호흡이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다. 10개월간 먹고, 자고 함께 살 맞대며 살아온 결과물일까?

저녁이 되어 오늘 하루 고생해 준 응원단은 기지로 복귀하고, 대장님을 포함해 러시아기지에 총 8명이 잔류하게 되었다. 러시아 주방장이 만들어 준 맛있는 저녁식사 이후, 소화도 시킬 겸 러시아 기지 대원들과 당구(포켓볼)와 탁구 친선경기를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몸풀기로 시작했지만 기간이 기간인지라 경기는 금새 달아올랐다. 양쪽 기지의 관객들까지 더해져 거의 탁구 예선전을 방불케 하는 시간이었다.

다행히 러시아와는 탁구에 서로 다른 조에 편성되어 크게 눈치 볼 일은 없었지만, 이 친구들도 실력이 대단했다. 같은 조에 편성되었더라면 준결승 진출을 장담하지 못할 뻔 했다. ‘러시아도 이번 올림픽의 복병이군’하고 생각하던 것은 나중에 현실이 되어, 준결승에서 맞붙게 되었다.

못내 아쉬운 하루가 저물고, 러시아 기지 대기과학동을 개조해 만든 숙소에서 취침했다.


 

남극올림픽 2일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지 새벽부터 뒤척이다 일찍 잠에서 깼다. 배드민턴, 탁구가 결승까지 하루에 모두 있는 오늘은 중요한 날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이번 올림픽 종합 성적이 오늘 경기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남미나 러시아 친구들에게 익숙지 않은 배드민턴은 해볼만하다고 생각이 되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결승전에서 예선 같은 조인 중국과 다시 맞붙게 될 터이다. 그에 대비해 예선전에서 충분히 탐색할 필요가 있고, 체력안배에도 신경 써야 한다. 탁구 단/복식, 배드민턴 단/복식을 모두 뛰기로 되어 있었지만, 감독인 대장님의 판단으로 체력안배를 겸해 배드민턴 단식에는 닥터 이어진 대원이 대신 참가하기로 하였다.



탁구는 칠레공군 기지에 칠레 국내랭킹 20위권 선수가 있다는 소식에 비상이 걸렸다. 한 경기를 내 주더라도 중국과 칠레해군 기지를 꼭 이겨야 2승으로 자력 준결승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탁구 우승까지 가는 길도 험난할 것이 예상되었다. 우선 예선 통과부터.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첫 경기가 중요하다. 한걸음, 한걸음 차근차근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국기지와의 예선 첫 경기는 첫 단식 경기를 내주었지만 두 번째 단식과 복식 경기를 내리 따내어 2:1로 기분 좋은 역전 승리를 거두었다. 특히 복식은 우리와 상대가 되지를 않았다. 이어 펼쳐진 예선 두 번째 경기는 랭킹 20위 선수의 위력을 실감한 한 판이었다. 나와는 단식 첫 경기에서 맞붙었는데, 두 번째 세트를 듀스까지 가져갔지만 기술과 경기운영 모두에서 실력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17:21, 21:23 세트스코어 0:2패). 두 번째 단식 경기도 내주었지만, 복식은 기분 좋게 승리하여 1:2로 예선 두 번째 경기를 마무리했다.

드디어 예선 마지막 경기인 칠레해군과의 탁구경기. 경기에 임하는 내 각오는 남달랐다. 우선 이전에 친선경기에서 실력이 비슷하다고 느꼈고, 같은 해군 소속이라는 것이 또 묘하게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그 덕분일까. 첫 경기에서 한 구 한 구에 기합이 들어가자 경기가 예상 외로 쉽게 풀렸다. 단식 두 경기 연달은 승리로 이어졌다. 함께 호흡을 맞춘 기계설비 최정규 대원도 무척 기뻐했다. 남은 복식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준결승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2:0승).

준결승 진출도 기뻤지만 무엇보다 같은 해군 부대원들과 같은 경기장에서 땀 흘릴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 그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까.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눈빛으로 알 수 있다.

결국 탁구 죽음의 조에서는 조 1위로 칠레공군 기지, 조 2위로 우리나라가 예선을 통과했고, 중국과 칠레해군 기지가 뜻하지 않게 탈락의 아픔을 맛보게 되었다. 반대편 조에서는 러시아 기지와 칠레공군 기지 2팀이 4강에 안착했다.

배드민턴과 탁구 경기는 중국기지에서 펼쳐졌는데, 건물과 건물을 이동해야 하는 동선이 또 하나의 변수였다. 배드민턴과 탁구가 동시에 진행되어 두 종목 모두를 참여하는 난 계속해서 연속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어제 배구경기에 이어 계속된 경기로 몸은 피곤했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뛴다는 자부심과 애국심, 그리고 오랜만의 체육관에서의 운동시합에 아드레날린이 마구 솟아 힘든 것도 잊고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편 함께 진행된 배드민턴은 무난히 준결승에 안착하였다. 단식에서 수고해준 닥터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전한다. 예상대로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충분히’ 앞세운 중국은 ‘충분히’ 강한 팀이었다. 특히 그 중 한 명은 정식으로 트레이닝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실력이었다. 특히 네트 앞에 떨어뜨리는 헤어핀 기술이 일품이었는데, 그 기술에 대한 수비 여부가 우리나라의 최종 성적을 가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복식은 우리가 처음 호흡을 맞추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팀에게 적수가 없었다.

저녁식사 이후에 배드민턴과 탁구 경기 대진 추첨이 있었다. 우리나라와 칠레공군기지에서 두 종목 모두 준결승에 진출하게 되어 부득이하게 경기 순서를 조정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홈 어드벤티지가 아쉬운 순간으로 기억한다. 추첨과 미묘한(?) 의견 조정으로 결과적으로 우리가 두 종목 모두 결승에 진출하게 되어, 4연속 경기(배드민턴 준결승-탁구 준결승-배드민턴 결승-탁구 결승)를 갖게 된 것이다. 체력이 관건이었다.
 


다행히 배드민턴과 탁구 준결승은 두 경기 모두 단/복식 2연승으로 짧은 시간에 경기를 마무리하였다. 무난히 결승전에 진출한 가운데, 탁구보다 상대적으로 체력소모가 큰 배드민턴 결승을 먼저 치르게 되었다. 단식에 나선 닥터가 많이 지쳐 보였다. 복식은 우리가 절대 우위였기 때문에 단식에서 한 세트만 잡으면 우리가 우승이었다. ‘닥터야, 제발!’ 오늘의 수훈선수 닥터는 초반 좋은 흐름으로 가다가 중국의 단식 선수의 헤어핀에 계속해서 실점하였다. 1세트 13:15, 2세트 12:15(세트스코어 0:2패). 너무 아쉬운 패배였다. 선전하였지만 마지막 한 끗, 마지막 한 점 싸움에서의 집중력이 아쉬웠다. 복식은 이변 없이 큰 점수차로 이겨(15:8, 15:9. 세트스코어 2:0승) 승부는 연장전에 돌입하였다.

양 팀 선수 모두 체력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에서 연장경기로 단식 한 경기를 갖기로 하였다. 정신력에서 앞선다고 생각하는 우리 팀은 3세트를 제안했지만, 중국 팀에서 1세트 경기를 제안하였고, 홈팀을 배려한 주최측의 판단으로 21점 1세트 경기로 절충하였다. 닥터가 많이 지쳐 연장전 선수로는 내가 뛰게 되었다. 나는 좌우로 크게 흔들어 체력을 소진시키는 작전을 택했다. 중국 선수는 점점 체력에서 밀리자 공격적인 헤어핀을 계속 구사하였다. 밑도 끝도 없는 헤어핀이었다. 거기에 운까지 따라 초반에 대등하던 경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한 점, 한 점 중국 쪽으로 기울었다. 서브 범실 하나, 공격 미스 하나가 아쉬운 시간들이 지나갔다. 결국 17:21로 석패하였다. 체력적 한계 상황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중국 기지 선수에게 박수를 보낸다.
 


배드민턴 경기 준우승의 아쉬움을 달랠 새도 없이, 곧바로 옆 건물 탁구 경기장으로 이동하여 탁구 결승전을 가졌다. 최강으로 평가되는 칠레공군 기지 대원들은 다소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단식 첫 경기는 내가 뛰고, 두 번째 단식은 최정규 기계설비 대원이 뛰기로 했다. 엔트리를 제출한 이후에 대진순서가 공개되는 터라, 칠레 국내랭킹 20위 선수가 나와 맞붙지 않을 가능성도 있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의 우승 가능성은 컸지만(복식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해군 자존심에 다시 단식에서 맞붙어 예선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이번에는 남극의 여신이 내 뜻을 들어주었는지, 단식 경기에서 랭킹 20위 선수를 만났다. 생각만큼 컨디션이나 체력상태가 나쁘지 않아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19:21, 17:21로 단식 경기를 내주었다. 아쉬웠다. 결국 이은 단식 경기도 패해 복식 경기와 관계없이 칠레공군 기지가 우승을 거머쥐었다. 탁구도 준우승.

밤 늦게까지 펼쳐진 결승경기는 새벽 1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뛰는 선수들도, 응원하는 대원들도 모두 지쳤지만 마지막 다함께 단체사진을 찍으며 함께 한 순간만큼은 남극에서의 끈끈한 우정을 확인할 수 있는 즐거운 순간이었다. 승부는 결정되기 마련이고, 승자와 패자는 존재하지만, 남극의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함께 뒤엉켜 땀 흘릴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에는 모두가 승자가 아닐까.

나는 나대로 마지막 땀 한 방울까지 쥐어짜내 경기에 임했고, 상대 또한 역시 그러하였을 것이다. 진정한 스포츠맨십, 아니 진정한 극지인의 모습을 물씬 느낄 수 있었던 하루가 그렇게 저물어가고 있었다.

숙소에 돌아와 샤워 후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잠에 빠져들었다.

 


 

남극올림픽 3일

아쉽다. 아쉽다. 아쉽다.

어젯밤 꿈에서도 배드민턴과 탁구 결승전은 진행중이었다. 다시 치른 경기에서는 모두 우리의 승리였다. 금메달 두 개. 종합 우승까지 넘볼 수 있는 기대로 환호성을 지르는데, 눈 부신 햇살이, 아침이었다. 오늘은 축구 경기가 있다.

남미 두 팀이 같은 조에 편성되어 고전이 예상되지만 내가 뛰는 마지막 경기이니만큼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일 뿐, 남은 풋살경기에 이 한 몸 불사르리라. 다짐하며 몸을 일으키는데, 온 몸이 비명을 지른다. 이거, 쉽지 않은 하루이겠다.



남극올림픽의 축구 경기는 나노 풋볼(nano-football)이라고 하여 골키퍼 한 명 포함해 총 4명이 펼치는 경기이다. 빠른 전개, 개인 볼 컨트롤이 관건인 축구경기는 전형적인 남미 축구를 보여주는 시합이다. 남미 전역에서 보통 이와 비슷하거나 약간 큰 풋살 경기를 어렸을 때부터 한다고 하니, 남미 축구가 전통적으로 개인기가 강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이러한 축구 경기가 남미팀에 유리할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예선 몇 경기를 지켜보니 예상대로 우루과이, 칠레공군, 칠레해군의 남미 팀들이 강세이고 러시아, 중국은 맥을 못 춘다. 비남미권에서는 그나마 조직력으로 승부하는 우리 팀이 가능성이 있어보였다.

골대가 크지 않기 때문에 골키퍼의 역할이 중요한데, 우리 팀 이기영 생물연구 대원이 골문을 정말 잘 지켜주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우승후보 칠레공군 기지와의 첫 경기를 2:2로 비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수적으로 절대 우세인 칠레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이겨내고 얻어낸 결과라 더욱 값졌다.

두 번째 러시아를 2:1로 눌러 1승 1무. 러시아가 최종 3패를 기록하면서 칠레공군 기지가 2승 1무로 예선통과,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1승 1무 우리 팀과 1승 1패 칠레해군 기지가 마지막 예선을 치르게 되었다. 비기기만 하면 자력진출이었지만, 상대는 칠레해군이었다.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하고 경기를 시작했다.

칠레해군 대원들이 강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의 수비도 못지 않게 강했다. 골키퍼의 선방이 이어지면서 전자통신 이상훈 대원의 삭발 투혼 헤딩 골로 1:0으로 앞서갔다. 의외의 전개였다. 준결승 진출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동점골을 허용한 데 이어 전반 종료 직전 역전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전에 한 골을 더 허용해 1:3으로 아쉽게 패하여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였다.

첫 경기에서 상대 선수의 태클로 삔 발목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하지만 우리 대원들, 너무 잘 싸워주었다. 사실상의 단체 경기는 모두 끝난 셈이다.

한편 오늘 기지에서 온 대원들이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을 전해 주었다. 바로 17세 이하 우리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너무 대견하고 대단했다. 운동하는 환경도 열악할 것인데. 열악한 환경에서 값진 노력의 결과물을 일궈낸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우리 세종기지 선수들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해 본다. 아무튼 기분 좋은 소식이다.

저녁에 진행된 당구와 포커 경기에서는 당구(포켓볼) 경기에서 집념의 우리 이기영 생물연구 대원이 준결승에 진출하였다. (참고로 윤종연 ‘전력분석관 겸 경우의 수 전문가’ 대원의 분석에 따르면, 모든 기지가 금메달을 나눠 가지는 경우, 우리가 은메달 두 개로 종합우승도 가능하다고 했다)

우리의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극올림픽 4일

남극올림픽 마지막 날이다. 오전에 있었던 당구 준결승에서 우리나라는 1:2로 아쉽게 역전패했다. 밥만 먹으면 그곳에서 당구 쳤을 칠레공군 선수를 준결승에서 만나 아주 선전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당구대라는 악조건을 극복하지 못하고 패하였다. 아쉬웠지만 종합 집계에서 무난히 3위를 달성하였다.

이번 올림픽의 하이라이트, 축구와 배구 결승전.

축구 결승전에서는 예선 마지막 경기까지 우리와 치열한 순위다툼을 했던 칠레해군 기지를 응원하였다. 하지만 배구 준결승을 치른 뒤 곧이어 가진 경기여서인지 총 인원 8명이 싸운 체력적 한계가 느껴지는 아쉬운 경기였다. 준우승을 차지한 칠레해군 기지 대원들에게 아쉬움과 축하인사를 전하였다. 못내 아쉬웠을까. 서로 입은 유니폼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교환하고 땀으로 범벅인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배구는 칠레공군 기지 대 러시아 기지 결승전 주심을 보게 되었다. 두 팀 모두 막상막하의 전력이었다. 러시아가 먼저 한 세트를 따냈으나, 노장 선수가 많은 때문일까. 칠레공군 기지가 마지막 저력을 발휘하며 2:1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칠레공군 기지 세터의 볼 배급 능력이 아주 좋았다.

이제 축구, 배구 경기 결승이 지나자 이번 올림픽 종합성적 윤곽이 나오는 듯하다. 잊고 있었던 아쉬움이 다시 밀려든다. 특히, 농구, 족구 종목이 있었더라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움은 더더욱 컸다.

그렇게 아쉬움을 남긴 채 나의 올림픽, 우리 세종기지 월동대원들의 올림픽, 이곳 남극 킹조지섬의 극지인들의 올림픽은 저물어갔다.

 


 

남극올림픽 폐막

4일간 치러진 대장정 그 뜨거웠던 경기 못지않게 멋진 폐막식이 있었다. 간단한 폐막행사와 함께 각 종목 시상이 거행되었다. 종합우승은 홈 칠레공군(금4, 동4). 우리는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종합 4위를 차지했다. 포커에서 우승하여 메달 단 한 개로 3위를 차지한 우루과이가 다소 얄미웠다. 탁구와 배드민턴에서 조금 더 좋은 성적이었더라면 중국을 제치고 종합 2위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아쉬웠다.

 

종합순위

 

 

1

프레이

4

0

4

2

중국

1

2

0

3

우루과이

1

0

0

4

한국

0

2

1

5

러시아

0

1

1

6

필데스

0

1

0

 

종목별 세부 순위

- 배구 : 1위 칠레공군1팀, 2위 러시아, 3위 칠레공군2팀

- 축구 : 1위 칠레공군2팀, 2위 칠레해군, 3위 칠레공군1팀

- 탁구 : 1위 칠레공군1팀, 2위 한국, 3위 칠레공군2팀

- 배드민턴 : 1위 중국, 2위 한국, 3위 칠레공군2팀

- 포커 : 1위 우루과이, 2위 중국, 3위 러시아

- 당구(8-ball) : 1위 칠레공군2팀, 2위 중국, 3위 한국

 


특히 이번 올림픽 기간 내내 당구, 포커를 제외한 모든 종목에 출전한 유일한 선수인 나를 이곳 친구들은 슈퍼맨으로 불렀다. 그 노고에 대한 격려일까. 주최측에서 시상 말미에 페어플레이상을 수여해 주었다. 우리 팀에게 미안한 부끄러운 수상이었지만, 감사함을 느낀 순간이었다.

한편 폐막식 부대행사로 각국 요리사들이 준비한 번외경기(?)가 열렸다. 바로 각국 전통음식을 한 자리에 차려놓고 모두 함께 맛보는 전통음식 시식 대회. 정말 ‘맛있는’ 경기가 아닐 수 없었다.

모두가 행복한 이 순간은 남극의 모든 기지가 우승이다.

더 자리에 있고 싶었지만, 나빠진 기상상태로 빨리 기지에 복귀해야 한다는 기상담당 이양동 청장님의 무전이 왔다. 대장님의 기지 복귀 결정으로, 우리 세종기지 대원 일행은 고무보트에 몸을 실었다. 낮게 깔린 해상의 안개를 헤치며 30여분을 달렸을까. 안개 자욱한 너머로 세종기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드디어 4일만에 ‘나의’, ‘우리의’ 기지에 도착한 것이다. 남극 올림픽 우승보다 더 기쁜 순간이었다.

세종곶 쪽에서 굴삭기에 들려 보트 창고로 향하는 고무보트를 보고 있노라니 비로소 피곤함이 몰려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4일간의 남극올림픽이 지나간 것이다. 기분좋은 피곤함이다.

생각해보면 배구는 두 번, 축구는 설상축구 한두 번, 탁구 복식도 그 날 처음, 배드민턴도 처음 맞춰 본 것이었는데, 우리 대원들 모두 너무 잘 해 주었다. 처음에는 뭔가 어설프고 잘 안 맞았지만 경기를 거듭 할수록 팀워크가 좋아졌던 것 같다. 특히 부족한 주장이었지만 서로 믿고 작전이나 지시에 잘 따라줘서 감사한 마음이다.

무엇보다도 대원들과 함께 오랜만에 진한 땀방울을 흘릴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



모든 경기가 아쉽지만, 특히 가장 아쉬웠던 순간을 꼽으라면 배드민턴 결승전 연장 단식에서 패한 것과, 가장 아쉬웠던 탁구. 너무 아쉬웠다. 칠레의 숨은 복병을 만나 우승 놓친 것이 정말 아쉽다.

그리고 끝으로 세종기지에도 정말 제대로 된 체육관이 있었으면 한다. 대원들의 건강 유지는 물론 정신적인 스트레스 해소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세종기지 내 방에 UDT 메달과 함께 걸려 있는 칠레해군 대원 유니폼이 그 날의 진한 순간을 말해주는 듯하다.


"여기+"를 누르시면, 블루 페이퍼 새 글을 쉽게 보실 수 있습니다.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이재우 2010.10.13 09: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다즐 재미있고 즐겁게 보이시네요. 하긴 우리나라 사람들은 뭔가 한가지 일을 잡았을때 죽을만큼 열심히 하는데 놀때는 브라질 사람보다 더 잘논다는ㅋㅋ

  2. Favicon of http://badsex.tistory.com BlogIcon 하늘엔별 2010.10.13 1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 맛집 블로거 육성 프로젝트 조작의 증거를 모두 밝힙니다.
    http://badsex.tistory.com/242

  3. Favicon of https://jongamk.tistory.com BlogIcon 핑구야 날자 2010.10.13 12: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극까지 가는것도 대단한데 올림픽까지.... 남극올림픽 처음들어봐요

  4. Favicon of http://muye24ki.tistory.com/ BlogIcon 무예인 2010.10.13 18: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커 ㅋㅋㅋㅋ
    웃고 가요

  5. Favicon of https://1evergreen.tistory.com BlogIcon ♣에버그린♣ 2010.10.13 22: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게 다 있어요?
    순위를떠나서 정말 좋은취지의 행사라고 할수있겠네요^^

  6. Favicon of http://sys610.tistory.com BlogIcon 꽁보리밥 2010.10.14 06: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멀리 남극에서 서로 외로운 사람들끼리
    모여서 좋은 운동회같은 작은 축제를 만들었군요/
    순위가 문제가 아니라 함께 어울리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7. Favicon of https://www.walkview.co.kr BlogIcon 워크뷰 2010.10.14 07: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남극까지 대단합니다^^

  8. Favicon of https://catstory.kr BlogIcon 야옹서가 2010.10.15 09: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극에서 올림픽하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남극일기>라는 책을 보면서 저도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앞으로도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9. 김정대 2010.11.02 1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형님 저번에 전화통화 반가웠고요,,,사진으로나마 보니까 건강한모습에 더욱 반갑네요,,,건승하세요^^

  10. 홍성관 2010.12.22 15: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우리 세종기지에도 좋은 체육관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11. Favicon of http://www.timberlandbaratas.com BlogIcon Hombre Timberland 2012.12.24 17: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Deux supporteurs du Paris-Saint-Germain ont été interpellés samedi à Poissy (Yvelines) à l'issue d'une "bousculade" qui les a opposé à des supporteurs du Racing Club de Strasbourg, http://www.timberlandbaratas.com botas timberland, en marge d'un match de la Coupe de France, a-t-on appris de source policière.D'après la police, un groupe d'une dizaine de supporteurs du PSG est venu au stade Léo-Lagrange, http://timberlandbotases.com timberland mujer 2012, où se déroulait la rencontre de 32e de finale de la Coupe de France entre Poissy (CFA) et Strasbourg (National), http://www.timberlandbaratas.com Timberland Online, parce qu'il "avait un différend ancien avec des supporteurs strasbourgeois".Related articles:


    http://www.rzdlzx.com/plus/view.php?aid=165590 http://www.rzdlzx.com/plus/view.php?aid=165590

    http://www.sunpost.co.uk/news/plus/view.php?aid=1389255 http://www.sunpost.co.uk/news/plus/view.php?aid=1389255

  12. Favicon of http://www.timberlandbaratas.com BlogIcon Hombre Timberland 2012.12.24 17: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Remake de la série anglaise éponyme, Shameless est un programme osé, où les scènes de nu sont légion. A ce titre, l'excellent William H. Macy vient de confier une anecdote plut?t croustillante?au magazine?TheLos Angeles Times. En effet, l'acteur a partagé des séquences hot avec une fille dont il était le baby-sitter, http://www.timberlandbaratas.com Hombre Timberland... Comme quoi, le passé nous rattrape toujours.L'heureuse élue n'est autre que Joan Cusack, que William H. Macy gardait il fut un temps, , http://www.timberlandbaratas.com barato timberland??Je connais Joan depuis un très long moment. En fait, je gardais Joan Cusack. Je commen?ais à être acteur à Chicago et je connaissais son père. Sa mère parle toujours de bibliothèques que j'ai construites et qui sont en face de sa porte.?? déclare le comédien. Du coup, le tournage n'a pas posé problème, la paire se connaissant comme cul et chemise. Shameless débutera le 9 janvier prochain, sur la cha, http://www.timberlandbaratas.com timberland niños?ne Showtime. News Colin Farrell dévasté après l'échec de Miami Vice News The Ward : un teaser pour le prochain CarpenterRelated articles:


    http://www.eduportglobal.com/eduportglobal/blog_entry.php?user=nianlanun52&blogentry_id=1765714 http://www.eduportglobal.com/eduportglobal/blog_entry.php?user=nianlanun52&blogentry_id=1765714

    http://www.shzhdq.com/bbs/boke.asp?qiaocui1726.showtopic.12395.html http://www.shzhdq.com/bbs/boke.asp?qiaocui1726.showtopic.1239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