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의 크리스마스, 잘 보내고 계신가요? 모든 이에게 따뜻함과 사랑을 느끼게 하는 크리스마스입니다.
60여년 전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6.25 당시에 기적과도 같았던 일을 한번 들어보시죠.

매년 12월이 되면 성탄절로 온 거리에 캐롤송이 울려 퍼지고 교회와 성당에서는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갖가지 행사가 펼쳐진다. 때문에 모두가 크리스마스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겠지만 1950년 크리스마스는 우리가 다시 한 번 기억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 그것은 오히려 기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니 기적이었다.

1950년 6월25일 이 땅에 우리 민족이 살기 시작한 이래 가장 끔찍했던 전쟁으로 기록된 한국전쟁이 시작되었다. 북한군의 기습남침으로 아군은 낙동강 전선까지 밀렸다. 그러나 미군이 주축이 된 연합군의 도움으로 다시 서울을 탈환하고 압록강까지 진격하였으나 12월 갑작스런 중공군의 참전으로 후퇴하기 시작하였다. 1950년 12월 22일은 그렇게 하여 북동부 전선으로부터 철수한 연합군 장병 105,000명과 공산군의 폭정에서 벗어나려는 약 10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흥남부두를 메우고 있었다. 미군은 급히 함정, 화물선 가릴 것 없이 거의 200척에 달하는 선박을 흥남으로 보내어 장병들과 북한 주민들의 철수를 도왔으나 역부족이었다.

철수작전에 동원된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7,600톤 규모의 화물선으로 이미 300톤의 제트연료를 싣고 있었으며 사람은 승조원 47명 외 12명이 더 탈 수 있는 공간이 있을 뿐 이었다. 모든 화물칸에 피난민을 다 태워도 3~4천 명이 한도였다. 흥남부두에는 미처 배를 타지 못한 피난민이 수만 명에 달하고 있었다. “메러디스 빅토리”호도 12월 22일 21시 30분부터 피난민을 태우기 시작하였으며 이미 자정 무렵에는 5천명을 넘어 적정인원을 초과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부두에는 자유를 찾아 고향을 떠나려는 북한인들이 배를 타지 못해 아우성이었다. 예비역 미 해군장교였던 라루선장은 계속 태울 것을 명령한다. 외부갑판을 비롯하여 발 디딜 수 있는 모든 공간에 빈틈없이 사람들을 태웠다. 그래서 23일 11시10분 승선이 종료되었을 때는 무려 14,000명의 피난민이 타고 있었다. 이미 미 해병 1사단과 10군단 그리고 한국군 1군단은 흥남을 떠났고 철수작전을 돕기 위해 22일 긴급 투입된 미 육군 3사단만 흥남을 방어하고 있었다. 흥남의 바깥 해상에는 전함 미주리함과 미 항모 4척, 그리고 수척의 구축함에서 함포사격과 함재기에 의한 공중폭격으로 철수를 엄호해 주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 제독이 흥남부두에서 철수작전에 참가한 모든 선박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14,000명의 피난민 그리고 17명의 한국군 헌병을 태운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23일 12시경 흥남항에서 출항하고 바로 이어서 마지막 잔류부대인 미 육군 3사단도 23일 철수함으로써 모든 철수작전이 완료된다.

이제부터 기적이 시작되었다.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제트연료 300톤과 피난민 14,000명을 실은 채 흥남해상에 적들이 깔아놓은 기뢰를 뚫고 무사히 외해로 빠져나갔다. 라루선장은 독실한 크리스챤이었다. 출항 전부터 그의 간절한 기도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무사히 외해로 빠져 나왔으나 체감온도 영하 20도가 넘는 외부갑판에는 먹을 것도 없었고 용변도 볼 수가 없었으며 누울 수도 없었다. 선장의 지시로 배에 싣고 있는 먹을 것은 모조리 다 내어 주었으나 어떻게 14,000명을 먹일 수 있을 것인가? 마실 물도 없었다. 항해 도중에 5명의 아기가 태어났다. 피난민속에 위장한 적군이 섞여 있을 수도 있었다. 무장헌병이 17명 타고 있었지만 소요가 발생하면 큰일이었다. 도중에 북한 공작원 1명을 붙잡는 우여곡절 끝에 24일밤 무사히 부산외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이미 100만에 이르는 피난민들로 부산은 포화상태였다. 24일 밤 다시 항해를 시작한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크리스마스인 25일 오후 거제도 외항에 도착하였으나 부두가 좁아 입항할 수 없었다.

26일 오전, 14,000여명의 피난민들은 모두 수척의 상륙정에 밧줄을 이용하여 옮겨 타서 오후 4시경이 되어서야 거제도에 상륙할 수 있었다. 단 1명의 희생자도 없이 그렇게 많은 인원이 차가운 겨울바다 위에서 3일간 항해할 수 있었다는 것은 기적이었다. 크리스마스날 진정한 하나님의 축복이 14,000여명의 목숨을 그렇게 살린 것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성바오르 수도원의 수도사가 된 라루선장은 “저는 그 3일 동안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항해하셨다고 믿습니다.”라고 회고하였다. 우리 정부에서는 1958년 6월 메러디스 빅토리호 승무원들에게 대통령 단체표창을 수여하였고 1960년에는 미 정부로부터 “용감한 배”로 지정되어 표창이 수여되었다. 표창이 결정된 데는 작년 미 대통령 공화당 후보였던 매케인의 부친인 존 S 매케인 주니어 제독의 숨은 노력도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1993년 10월1일 런던의 한 무역회사에 매각된 후 중국으로 이송되어 해체되었다. 우리 민족 14,000여명을 기적처럼 구한 그 배를 우리가 사 올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위대한 영웅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그들이 자유의 공기를 마음껏 느낄 수 있었던 거제도에 정박시켜 놓고 자유 대한민국의 가치를 온 국민과 함께 공유할 수는 없었을까?

그들이 그해 크리스마스날 얼굴조차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사실을 필자는 7년 전에야 책을 통해 알고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나는 내 자녀들에게 그러한 사실을 이야기 해 주면서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쳐 주었다. 내가 속한 부대에서 장병 정신교육자료로도 만들어 배포한 기억이 있다. 그때는 “효순이 미순이 사건”으로 전국이 시끄럽던 때였다. 미래지향적이어야 하지만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모든 것이 풍요로운 2009년 크리스마스에 다시 한 번 “그 해의 크리스마스 선물”에 진한 감동을 느껴본다.

대령 정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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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ar-in-sky.tistory.com BlogIcon 하늘엔별 2009.12.25 12: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

  2. Favicon of https://phoebescafe.tistory.com BlogIcon Phoebe Chung 2009.12.25 13: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하네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수있도록...
    크리스 마스의 기적...^^

  3. Favicon of https://eczone.tistory.com BlogIcon Zorro 2009.12.25 14: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비님 말씀대로 영화로 만들면 좋을듯해요^^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4. 킬리만자로 2009.12.25 14: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웃님 추억으로 남는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기 바랍니다 ^^*

  5. Favicon of https://sophiako.tistory.com BlogIcon 초하(初夏) 2009.12.25 18: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야말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올 해에 원하는 모든 분께 일어나길 빌어 봅니다.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다녀가요.
    이제 연말까지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6. Favicon of https://muznak.tistory.com BlogIcon 머 걍 2009.12.25 1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뼈아픈 역사속에
    기적같은 이야기가 숨어있었네요.
    정말 감동입니다.ㅠㅠㅠ

  7. Favicon of https://free-traveler.tistory.com BlogIcon 자유여행가 2009.12.25 22: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가슴아픈 얘기입니다.
    저의 선친도 전쟁때 고생 많이하여 평생 병으로 시달리셨죠
    이땅에서 영원히 전쟁은 없어지기를 모든국민이 노력합시다.

  8. Favicon of https://deborah.tistory.com BlogIcon Deborah 2009.12.25 23: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리스마스 기적 정말 멋지네요. ^^

  9. Favicon of https://cincinnati.tistory.com BlogIcon 유 레 카 2009.12.26 0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내리는 흥남부두..아흑....
    불로페이퍼님..우수 블로그 .축하드리고
    해군 장병분 모두 화이팅 전해 주세요~

    왠지 이런 군대 블로그 보면..
    이제 우리 나라 군대도 허접대기 주먹구구식의 군대는
    아니구나를 느끼게 됩니다~~

  10. Favicon of http://blog.daum.net/winpopup BlogIcon 팰콘 2009.12.26 0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배를 다시 사왔으면 좋았을건데
    해체가 되었다니 아쉽네요~!

  11. Favicon of https://hot-stuff.tistory.com BlogIcon 핫스터프™ 2009.12.26 19: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불교계와 전혀 관련이 없지만 사찰을 볼때마다 묘한 감성이 생기곤 합니다.
    아마 우리네의 문화가 오래전부터 불교계 함께 나고 겪어왔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종이컵 마저도 멋지네요^^

  12. Favicon of https://happy-box.tistory.com BlogIcon 건강정보 2009.12.26 22: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낙산사 예전에 한번 갔다오고 꽤 오랫만에 사진을 통해서 보는것 같아요..^^

    그래서 사진을 보니 남다른데요~

  13. Favicon of https://s810915.tistory.com BlogIcon 베가스 그녀 2009.12.29 07: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뭉클한 이야기군요.

  14. 엔터프라이즈 2009.12.30 06: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최대 규모의 구조작전을 성공시킨 배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는걸로 압니다.